루쉰이란 이름을 들으면 니체나 마르크스 같은 사람도 떠오른다. 문학인이라기보단 뭔가 사상가의 느낌이 많이 든다. 본 책은 세계의 단편소설에 단골로 올라가는 아Q정전을 필두로 광인일기도 보이고 처음보는 작품이 대거 수록된 루쉰의 단편 소설집이다. 1936년에 돌아가셨으니 루쉰선생이 살던 시기의 중국도 우리나라만큼이나 격변의 시대였을 것이다. 그 시절 중국인들의 정신에 찌든 게으름과 노예근성 같은 것들을 척결하기 위해 소설을 도구로 애를 많이 쓰셨다고 들었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 중국 대륙을 회생시킨 중국 현대 문학의 아버지 루쉰의 대표작!
힘없고 비겁한 날품팔이 최하층민 아Q. 모욕을 당하면 자기보다 약한 자를 찾아 분풀이하고, 그것이 안 되면 그 모욕을 머릿속에서 정신적 승리로 바꿔버리는 아Q는 대중을 압제하는 지배 계급에 대항하기보다는 대중끼리 서로 싸우고 박해하는 현대인의 속물 근성을 연상시킨다.
신해혁명 시기에 도둑으로 몰려서 허망한 최후를 맞는 아Q의 행적과 마을의 지주를 대조적으로 묘사한 이 소설은 당시 몽매한 중국 민중에게 봉건성의 극복과 혁명의 허구성을 널리 알린 중국 현대 문학의 대표작이다.
하지만 그는 그것보다 더 무서운 눈빛을 발견했다. 둔하면서도 예리한 그 눈빛은 그의 말을 삼켜버렸을 뿐만 아니라 육신 이외의 것마저 씹어 먹을 듯한 기세로 영원이 뒤쫓아오고 있지 않는가! 눈빛은 한데 어우러져 영혼마저 물어뜯는 것 같았다.
사람살려!
그러나 아Q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미 두 눈은 캄캄했고 귀에서는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렸으며 육신이 먼지처럼 산산이 흩어지는 느낌이기 때문이었다.
― 본문 중에서
1. 아Q정전
2. 광인일기
3. 콩이지
4. 약
5. 내일
6. 작은 사건
7. 두발 이야기
8. 풍파
9. 고향
10. 백광
11. 토끼와 고양이
- 루쉰의 일생
-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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