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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8권

이월도 중순에 접어들었는데 날시는 몹시 추웠고 서울 거리에는 바람이 불고 있었다. 외투 호주머니 속에 두 손을 찌르고 등을 구부리며 걷고 잇는 행인의 모습도 그러했으나 얼어붙은 길, 엉성하게 늘어선 건물은 살벌했다. 그곳을 양철 단면같이 날카로운 바람이 내리꽃혔다가는 맴돌아 나오곤 한다. 봄은 아직, 아직도 멀기만 한 것 같았다.청량리에서 나온 전차가 멎고 검정색 외투를 입은 명희가 내렸다. 돈암동행 전차를 갈아타기 위해서다. 한동안 전차를 기다리고 있던 명희는 발기을 돌린다. 걷기 시작했다. 등 뒤에서 전차 종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았을 때 그것은 돈암동행이었다. 되돌아가기에는 이미 늦은 거리에 명희는 서 있었다. 무슨 목적이 있어 발길을 돌렸던 것은 아니다. 갈 곳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멍청히 서 있는데 전차는 종을 울리며 종로 4정목을 돌아 창경원 쪽으로 향해 떠났다.- 토지 18권 서두 중 - 토지의 기대리뷰도 이제 18권 포함 세편이 남았다. 리뷰를 한꺼번에 쓴다는 게 아무리 별로 신경 안 쓴다 해도 쉬운 일은 아니란 걸 새삼 깨닫는다. 토지를 쓸 때도 그러했겠지. 읽는 건 더 쉽지 않다. 아무리 토지가 좋은 작품이라 해도 20권이나 되는 기나긴 여정을 함께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장거리 세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 것 같달까. 초반에는 서희가 주를 이루었지만, 서희의 활약이 약해진 빈 자리엔 명희가 그 바톤을 이어받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명희가 자주 눈에 띈다. 명희는 어떤 인물일까. 명의는 어떤 인물일지는 다음편에...  

박경리 토지 , 그 거대한 서사의 결정판을 만난다! 박경리의 펜 끝에서 태어난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 아름답고 생생한 언어.동학농민혁명의 불길이 일렁였던 1897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 격동의 반세기,백정에서 양반까지 온갖 군상들이 보여주는 참다운 삶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번 마로니에북스판 토지 는 토지 출간 이후 43년 동안 연재와 출판을 거듭하며 와전되거나 훼손되었던 작가의 원래 의도를 복원한 판본이란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박경리는 토지 의 작가로 불린다. 토지 는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토지 는 1969년에서 1994년까지 26년 동안 집필되었으며, 그 크기만 해도 200자 원고지 4만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기까지의 무수한 역사적 사건과 민중들의 삶이 고스란히 토지 에 담겨 있다. 토지 는 한마디로 소설로 쓴 한국근대사 라 할 수 있다. 토지 에는 평사리의 대지주인 최참판댁의 흥망성쇠를 중심으로 동학혁명, 식민지시대, 해방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한 많은 근현대사가 폭넓게 그려져 있다. 당시 사회의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인물들과 반세기에 걸친 장대한 서사, 그리고 참다운 삶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등은 작가의 생생하고 아름다운 문체를 만나 한국문학에 큰 획을 그은 토지 로 태어났다. 국내를 넘어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국외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는 토지 에 대한 재조명은 당연히 예정되어 있던 수순이라 하겠다.

제 3 편 바닥 모를 늪 속으로
1장 소식(消息)
2장 산행(山行)
3장 모화 일가(一家)
4장 적(赤)과 흑(黑)
5장 사랑의 피안(彼岸)
6장 옛날의 금잔디

제 4 편 순결과 고혈
1장 만산(滿山)은 홍엽(紅葉)이로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