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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에르, 웃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무시하면 안되겠다. 중2 아들 녀석 읽어보라고 구입하였는데, 그 녀석이 다른 책을 읽고 있고, 옴니버스식으로 되어있는 책의 구성이 잠시 짬을 내서 읽기 좋은 구성이고, 무엇보다도 책의 제목이 맘에 들어 필자가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마지막 이야기인 “열 여덟살, 그 겨울“에서 성추행 장면이 나올 때에는, 그렇지 않아도 요즘 이성에 관심이 급격히 많아지고 있는 아들 녀석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해도 될까 하는 전형적인 모습의 아버지상이 필자 스스로에게 나타났지만, 아들 녀석이 이 책을 읽어 볼 때 어떤 것을 어떻게 느낄까 라는, 조금은 특이한 목적에 초점을 맞추며 읽어나가는 동안, 필자 스스로 책에 푹 빠지게 될 정도로 정말 감칠 맛 나는 청소년 소설이다. 아이들의 요즘 말로 정말 짱이다. 첫 번째 작품인, 문부일 작가의 “살리에르, 웃다”는 책의 제목으로 선정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책을 다 읽고 3일 정도 지난 지금까지 벌써 두 번이나, 직장 동료, 부하 사원들에게 이야기를 하였을 정도이니. 영화 아마데우스의 마지막 정신병원 장면에서 살리에르가 한 대사를 기억하는가? “난, 이 세상의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대변자이다” 모차르트에 재능에서 완전히 밀린 노력파인 살리에르. 그런 살리에르를 대변하는 수혁이와, 모차르트를 대변하는 문호는 고등학교 친구이자 모두 시를 쓰기를 좋아한다. 예상대로 문호는 나가는 문예 대회마다 장원을 하고, 수혁이는 시에 대한 열정이나 노력만큼은 가상한데 한번도 당선작을 내보지 못한 평범한 시를 좋아하는 학생이다. 우리의 살리에르 수혁이는 결국 문예학원에 다니게 되지만, 학원 친구들에게도 그의 시는 비평의 대상만 되고 만다. 그런 와중에, 한 대학에서 개최한 문예대회에서, 이전 수상작을 모방한 작품을 쓰고 당선이 된 수혁이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선생님에게도 과한 꾸지람을 듣고 집으로 온다. 격안된 감정으로 일기를 쓴 수혁이는, 문예학원도 관두겠다는 메시지를 홈피에 남기면서 실수로 자신의 과오와 자신의 진솔한 감정이 담긴 일기를 첨부한다. 하지만, 그 일기를 본 문예학원 친구들은 수혁이가 소설에 재주가 많다, 재미와 함께 울림이 있는 소설이라는 칭찬을 댓글로 달기 시작하면서 소설을 끝을 맺는다. 간단한 구도를 가진 소설이지만, 이 얼마 고급스럽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극적으로 이야기해주는가? 실제 살리에르가 모차르트에 대한 열등감을 진솔하고 격정적으로 음악으로 표현하였다면, 베토벤의 운명교향곡과 같은 작품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상상도 해본다. 아들 녀석이 읽고 난 후에 반응이 궁금할 뿐이다. 두 번째 작품인 6시59분은 정말이지 소박하게, 우리 아이들의 현실에 직격탄을 날린다. 소박하게 직격탄이라는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잔잔한 이야기로 환부를 직접 겨냥하는 목적을 뚜렷이 보여 줄 정도로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란 뜻이다. 학원과 학교, 숙제와 시험만을 오가는 아이들 중에 하나인 완수가 홀로 제주도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행의 과정까지를 잔잔하게 서술해 나가는데, 인천발 제주행 7시 배를 타기 직전인 6시59분 상황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이다. 세 번째, 네 번째, 그리고 마지막 작품까지 청소년 학생들의 이야기는어느 정도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짱이 미쳤다”는 조금은 작위적인 냄새가 강하게 나지만, 나름 청소년들에게는 느낌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고, 마지막 “열 여덟살, 그 겨울”은 부자이지만 마음은 아픈 친구와 가난하지만 매우 활동적인 친구의 몇일에 걸친 에피소드를 마치 추리 소설을 보는 듯하게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끌고 나간다. 마지막 세 작품은, 눈높이를 청소년에게 맞추었다고 생각될 정도로 조금은 직설적이고 작위인 냄새가 나지만,이 책이 청소년 소설임을 고려하면 참 잘된 작품임에는 의심이 없다. 소설이라면 별로 잘 읽어내지 못하는 필자가, 청소년 소설에 마음 속 깊이 간직할 만한 소박한감동을 받았다면 이 또한 너무 작위적인가? 아들 녀석의 반응이 궁금할 뿐이다.
꿈을 향한 그들의 행진

제6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이다. 특히, 올해 단편 청소년소설분야를 신설하여, 처음 선정된 작품이기도 하다. 출판사 푸른책들 은 꾸준히 청소년소설만을 출간해온 곳으로, 이번에 수상한 작가의 신작과 이전에 푸른문학상 을 수상한 세 작가의 신작 청소년소설을 함께 출간하였다.

「살리에르, 웃다」를 비롯한 네 편의 단편 청소년소설은 청소년의 꿈을 주제로 하고 있다. 특히 표제작 「살리에르, 웃다」는 시인이 되고 싶은 수혁이가 주인공이다. 열심히 시를 쓰지만 타고난 재능을 지닌 친구에게 번번이 고배를 마신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실수로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깨닫는다는 내용의 책이다. 「모래에 묻히는 개」는 어른들의 기대에 부응하던 주인공 나 가 자신의 삶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외에 주몽의 알을 찾아라 의 작가 백은영의 신작 「짱이 미쳤다」, 우리 동네는 시끄럽다 의 작가 정은숙의 신작 「열여덟 살, 그 겨울」을 수록하고 있다.


제6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살리에르, 웃다 /문부일

수상작가 신작
6시 59분 /문부일

역대 수상작가 초대작
모래에 묻히는 개 /강 미
짱이 미쳤다 /백은영
열여덟 살, 그 겨울 /정은숙